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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침침한 눈을 비비면서 진열장에 펼쳐놓은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봤다. 개미만한 사람들을 헤아리면서 나 또한 탐승객이 되어 이인문의 세필을 따라 강산 만리를 오갔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전철을 타고 달려간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이었다. 약속은 늦은 오후였으므로 두어 시간 어정대도 좋을 듯하여 택한 장소였다. 생각 외로 서울은 더웠으며 겨울점퍼를 벗어들어도 한여름처럼 땀이 흘렀다. 최북의 메추라기와 심사정의 국화를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들의 그림은 늘 애잔했다. 전시된 그림들은 대단한 걸작은 아니었으나 눈길은 즐거웠다. 스탬프를 찍어 시전지를 만들면서 보내지 않을 가을 편지를 썼다. 이어지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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